롯데정밀화학은 매경-대신 거버넌스 어워드 자산 2조원 미만 제조업 부문에서 최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작년 이사회 출석률이 100%에 달할 정도로 이사회 부문에서 강점을 보인 게 이번 수상의 원동력이 됐다. 롯데정밀화학은 심사 과정에서 정량평가 중 이사회 및 위원회 평가와 경영 투명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부문은 정량평가 점수 중 31.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사회의 구성과 전문성, 충실성은 사외이사의 비중, 이사회 의장 분리 여부, 겸직 정도와 이사회 참석률로 평가됐다. 롯데정밀화학은 이 중 이사회 참석률이 높았던 덕을 봤다. 지난해 사외이사의 이사회 평균 참석률이 100%로 만점을 받았다.

경영 투명성 분야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자공시시스템 활용 정도와 홈페이지에 정관 및 이사회 운영 규정, 활동 내역 게시 여부가 다른 자산 2조원 이하 기업보다 더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주주총회 안건 및 의결권 행사 현황에 대한 게시도 충실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롯데정밀화학은 감사 부문에서 비교 대상 기업 평균보다 낮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감사기구의 독립성과 전문성 면에서 다소 미흡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롯데정밀화학은 이사회 부문과 경영투명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감사 부문은 다소 부족했다"며 "그러나 이 정도 규모의 업체에서 이사회 중심 경영의 의사 결정이 돋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지배구조 우수 기업에 오르는 것은 롯데정밀화학에 적잖은 도전이었다. 2014년까지만 해도 이 업체는 적자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올해 증권가에선 롯데정밀화학이 우수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고 있는 데다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를 돌파하는 등 실적 개선까지 더해졌다는 점을 감안해 유망 종목으로 주목하고 있다. 덕분에 이 종목 주가는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35.2%나 올랐다. 이홍열 롯데정밀화학 대표는 "이사회 중심의 경영에 나서기 위해 소집 때마다 미리 알려 출석률을 높여왔다"며 "이번 매경 수상을 계기로 이사회 중심의 투명 경영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는 과거 '삼성·롯데 빅딜'에서 거래된 유일한 상장사다. 최대주주는 롯데케미칼(지분 31.1%)이다. 기존 최대주주인 삼성SDI 외 특수관계인 4인이 보유한 지분을 롯데케미칼이 사들이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이후 롯데정밀화학은 롯데그룹 주력 상장사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91.5%나 상승한 557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넘어설 태세다. 올해 추정되는 영업이익률은 8% 수준으로 작년(2.7%)에 비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이처럼 수익성이 높아진 이유는 의사결정이 빠르고 과감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수익성이 높은 제품군으로 빠르게 구조조정 중이다. 2010년에는 '디메틸포름아미드'라는 화학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일부 전자재료 사업군도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정리했다.

현재 롯데정밀화학은 가성소다, ECH, 메셀로스와 같은 제품군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전유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성소다 가격이 급등하며 수익성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며 "중국과 유럽 등의 설비 폐쇄에 따라 글로벌 공급량이 줄면서 롯데정밀화학의 실적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들어 주주총회를 통해 신사업 투자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호재다. 사업목적 추가를 통해 기초 유기 화학 물질의 제조, 산업용 가스 제조, 화장품 등 생활용품 원료 제조및 가공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 수익에다 신규 사업까지 추가하며 성장을 꾀한다는 점에서 향후 실적이 추가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1964년 설립된 롯데정밀화학은 당시 세계 최대 요소공장을 건설하여 국가 기초산업의 핵심 원료를 공급해왔다. 1980년대부터는 산업용 원료로 사용되는 기초 화학제품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1990년대 들어 정밀화학 제품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고부가가치 정밀화학 사업의 규모 확장과 기술 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 확대에 더욱 집중해 왔다.

씨스켐닷컴(2017-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