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의 동남아시아 자회사인 LC타이탄이 상장 첫 해인 올해 연이은 악재로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지난 2분기 말레이시아 공장에 공업용수가 끊긴데 이어 이번엔 화재까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증설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실적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지만 효자노릇을 해 오던 LC타이탄의 부진이 아쉬운 상황이다.

22일 니케이아시안리뷰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지난 20일 말레이시아 파시구당(Pasir Gudang)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NCC(납사분해시설) 2호기 증설을 위해 시운전을 진행 중이던 파일럿공장(TE3 프로젝트)에서 발생했다.

TE3프로젝트는 10월에 상업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연말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불은 10여분만에 진화됐고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에틸렌 증설 준비 작업을 위한 파일럿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10분안에 진화됐고 상업가동을 하고 있는 곳은 아니라 생산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롯데케미칼은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LC타이탄은 연이은 악재에 실적이 크게 나빠지고 있다. LC타이탄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219억원으로 전년동기 2423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8686억원에서 1조2143억원으로 39%나 증가했다.

롯데케미칼 타이탄은 지난 4월 말레이시아공장 내 공업용수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이 중단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8월에는 인도네시아 PE(폴리에틸렌) 공장이 원료 공급부족으로 공장을 멈추는 일이 발생했다.

그동안 LC타이탄은 롯데케미칼 실적에 있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 왔다. 롯데그룹이 2010년 1조5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LC타이탄은 2015년 영업이익 328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2016년에는 5060억원으로 흑자폭을 더 키웠다. 특히 올해 롯데케미칼 대표로 부임한 김교현 사장은 2014년부터 LC타이탄 대표를 지내며 재임기간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신감이 생긴 롯데케미칼은 지난 7월 LC타이탄의 말레이시아 증시 상장도 마무리했다. LC타이탄은 신주 1조117억원을 포함 약 4조원 규모로 현지 증시에 상장했다. 말레이시아 전체 상장사 중 시가총액 기준 30위권에 해당되는 규모다.

그러나 악재가 이어지자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LC타이탄은 말레이시아 증시 상장 이후 주가가 22% 하락했다. 화재소식이 알려진 21일 하루에만 5%가 떨어졌다. 주요증권사들은 롯데케미칼이 올 3분기 영업이익 7309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6432억원) 대비 13.6%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LC타이탄은 전년 동기(1256억원) 대비 절반가까이 줄어든 6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씨스켐닷컴(2017-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