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인도네시아를 화학사업 거점으로 키운다. 4조원 규모 유화단지 건설사업 추진에 이어 현지 생산업체를 인수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롯데그룹 화학계열사인 롯데첨단소재는 인도네시아 현지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생산업체인 'PT. 아르베 스티린도'(공장법인 포함)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 유일의 ABS 생산업체로 연간 4만톤의 ABS 중합·컴파운딩 제품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1995년 공장 가동을 시작했지만 경영이 악화돼 지난해 10월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다.

롯데첨단소재는 이 회사를 인수해 1년간 가동을 정상화하고 추가 투자 등을 통해 현재 생산능력을 7만3000톤 규모로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2019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해 매출액 2000억원, 영업이익 15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ABS는 가전제품, OA기기·자동차 소재로 사용되는 합성수지 제품으로 소득수준이 증가하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 여수에 연산 67만t의 생산공장을 보유한 롯데첨단소재는 현재 생산규모 기준으로 ABS 분야 글로벌 5위다. 이번 해외 생산시설 인수를 비롯해 향후 추가 증설 등을 통해 연산 100만t 이상 규모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계약은 지난 2010년 말레이시아 현지 화학소재 생산업체(현 롯데케미칼타이탄)를 인수한 데 이은 동남아 시장 공략의 일환이다. PT. 아르베 스티린도 공장이 있는 반텐주 지역은 롯데케미칼타이탄이 4조원대 유화단지를 건설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롯데케미칼타이탄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국영철강회사인 KS로부터 반텐지역 부지사용권한을 매입해 올해 토지등기이전을 완료했다. 이곳에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해 화학부문 해외거점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롯데그룹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것은 신동빈 회장의 확고한 경영 의지 때문이다. 신 회장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인구 증가, 경제 성장 등 잠재력이 주목하며 다양한 사업부문 진출을 적극 추진해 왔다.

롯데는 2008년 인도네시아에 첫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12억 달러를 투자했다. 유통·화학·관광 등 사업부문 계열사 12개가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직원수는 총 8000여명에 달한다. 올해 롯데의 인도네시아 매출은 2조5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씨스켐닷컴(2017-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