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정유·화학업계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 채권 상환을 위해 본격적인 금리 상승을 앞두고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최근 주주친화 정책 가운데 하나로 배당을 강화한 가운데 생산시설 확대 등 투자 여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회사채 공모를 적극 활용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지난해 호실적을 앞세워 줄줄이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탄탄한 실적 흐름에 회사채 발행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1조원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회사채 수요예측제 도입 이후 국내 사상최대 규모다. LG화학은 지난해에도 당시 역대 최대 규모인 8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두 해 연속으로 실적은 물론 회사채 발행에도 최대 규모를 달성한 셈이다. 한화토탈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회사채 공모에 나섰다. 20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도 지난 1월 15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에 5배가 몰리며 흥행을 거두기도 했다. 반도체 소재 기업인 SK머티얼즈도 1000억원 가량의 회사채를 공모할 것으로 업계에선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에쓰오일,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한화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정유.화학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며 자금 확보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회사채 발행에 나선 기업들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추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재무건전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데다 시설 투자를 통해 사업구조를 더욱 고도화하겠다는 의도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회사채 발행과 더불어 정유·화학기업들은 최근 배당금을 높이면서 주주친화 정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배당 성향 강화로 인해 투자금 추가 확보를 위한 회사채 발행이 늘고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LG화학은 보통주 1주당 6000원을 배당키로 결정해 총 배당금이 4601억원을 기록했다. 매년 배당금이 늘어나는 추세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보통주 1주당 1만500원 배당을 결정하면서 전년보다 배당금 규모를 2.6배 이상 늘렸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도 현금 배당을 통해 각각 5473억원, 3431억원을 결산배당키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화학업체들이 최근 배당을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업계의 분위기에 맞추는 것과 함께 배당액이 늘어나면서 투자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회사채 발행으로 일부 줄어든 투자여력을 보충하려는 측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금을 올리면 주주들의 기대치로 인해 낮추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향후 투자여력 확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호실적에 급격히 늘린 배당금이 시황이 나빠질 경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씨스켐닷컴(2018-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