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를 안전하게 대용량으로 저장·운송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국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 박지훈 박사 연구팀은 한양대 화학공학과 서영웅 교수팀·포항공과대 화학공학과 한정우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를 적은 비용으로 간편하고 안전하게 저장·운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기술은 액상 유기물 수소 저장체 기술(LOHC)에 쓰이는 액체 물질 및 촉매 제조 원천기술로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화학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 'ChemSusChem(캠서스캠)' 2018년 4호 전면 표지논문(Cover Picture)으로 게재됐으며 평가 위원이 선정하는 가장 중요한 논문(VIP)에도 선정됐다.

최근 수소 자동차 보급이 확대되는 등 수소가 일상생활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떠오르면서 수소활용을 위한 저장·운송기술이 각광받고 있지만 현재 주를 이루는 초고압 압축 또는 액화기술은 운반과정에서 폭발위험이 있고 고가의 특수 장치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특수한 용기없이 충전된 수소를 기존 인프라를 이용해 오랜 시간 저장하면서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는 액체 상태인 화합물에 수소를 저장·운송하는 LOHC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이번에 공동 연구팀은 LOHC 분야에서 새로운 액체 및 촉매 제조기술을 포함한 공정 전체를 독자 기술력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새로운 액체 물질(MBP)과 촉매를 활용해 고압수소 탱크에 버금가는 대용량을 저장할 수 있고 안정성도 높다. MBP는 연구팀이 수소 저장 물질에 다른 원자를 추가하면 탈수소화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새로운 수소 저장용 액체 물질이다.

또 수소를 저장했다가 다시 용액으로부터 꺼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탈수소화 반응 효율성도 매우 높다. 실제로 독일, 일본 기술로는 270도 이상의 열을 가해야 반응이 일어나 액체에 있던 수소가 나올 수 있지만 연구진은 이를 230도까지 낮췄다. 이로 신기술을 활용하면 같은 조건에서 두배 이상 빠른 수소 공급이 가능하다.

공동 연구팀은 현재 상용화까지 가능한 대량 생산기술을 확보키 위해 파일럿 규모의 수소 저장체 제조공정 및 수소 저장·공급 시스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화학연구원 박지훈 박사는 "세계에서 단 몇 개의 연구팀만 보유한 수소 저장체 및 촉매를 독자적으로 확보했다"면서 "이는 수소 사회 진입의 걸림돌인 수소 저장·공급 기술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씨스켐닷컴(2018-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