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내년 1분기 가동하는 미국 에탄크래커공장(ECC)에서 연간 2000억원의 수익을 노린다. 에틸렌 공급과잉 우려로 수익성에 의문부호가 달리기도 했으나 롯데케미칼은 장기공급 계약을 맺어 수익성 확보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1일 열린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루이지애나주(州) 레이크찰스에 들어서는 ECC가 내년 1분기 가동된다고 밝혔다.

ECC와 함께 짓고 있는 에틸렌글리콜(EG) 플랜트는 이르면 연말 상업 가동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교현 사장은 지난달 31일 화학산업의 날 행사에서 "EG공장의 경우 현재 미국 에틸렌 가격이 싸기 때문에 올 연말이나 내년 초 가동하려 한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들 두 공장에서 연간 9000억~1조원의 매출에 영업이익률 20% 가량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최대 연간 2000억원의 추가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ECC는 롯데케미칼이 국내 화학사 최초로 북미 셰일가스를 이용해 에탄크래커 사업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지난 2016년 6월 기공식을 가진 이후 2년여 간의 공사를 마치고 올해 안에 기계적 준공이 완료된다. 연 100만톤의 에틸렌과 70만톤의 에틸렌 글리콜(EG)이 생산된다.

ECC는 셰일가스 부산물인 에탄을 투입해 화학산업의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설비다. 국내 화학사들은 원유의 부산물인 납사(나프타)를 원료로 투입하는 NCC(납사크래킹센터)로 에틸렌을 만든다. ECC는 북미 셰일가스 붐으로 에탄 공급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다만 롯데케미칼 외에도 셰일가스를 이용한 ECC 신·증설이 잇따르면서 공급과잉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미국 다우듀폰은 지난해 말부터 150만 규모의 ECC공장을 가동했다. 쉐브론과 엑슨모빌도 올해 각 150만톤 설비 가동에 들어갔다. 2018~2019년에 신규 가동되는 ECC 규모만 1000만톤에 이른다. 이 때문에 에틸렌 가격은 최근 톤당 300달러대로 떨어지며 손익분기점까지 위협받고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롯데케미칼은 에틸렌을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도록 장기 공급계약을 맺어 높은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4~5년만 버티면 사이클이 뚜렷한 화학산업의 특성상 다시 호황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김교현 사장은 "에틸렌 수요는 매년 500~600톤 늘어난다"면서 "2022~2023년까진 공급이 늘겠지만 그 후론 신증설 계획이 많이 없다"고 했다. 시황 개선에 대한 자신감이다.

씨스켐닷컴(2018-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