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에 이상이 생겨도 수십초 내에 원래상태로 복구되는 건강측정용 웨어러블 센서가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황성연·박제영 박사팀과 강원대 최봉길 교수팀이 기기 내 자가치유 기능을 갖는 건강진단용 웨어러블 센서를 개발해 분석화학 최고 권위지 '바이오센서 및 바이오일렉트로닉스'와 '미국화학회 응용 재료 및 계면'에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공동연구에서 화학연구원 연구진은 초고속 자가치유 소재를 개발하고, 강원대 연구진은 땀 성분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제작해 두 기술을 접목시켰다.

먼저 화학연구원은 감귤류와 목질류에서 추출하는 구연산과 숙신산 등의 친환경 화합물을 융합해 새로운 초분자 중합체를 만들었다. 초분자 중합체는 수소결합 등의 상호작용으로 자가치유 특성을 갖는 고분자다.

새로운 초분자 중합체는 말단의 카르복실산(COOH)과 알콜기(OH)가 서로 수소결합을 해 분자 간 인력이 강해져 강도가 세고 붙었다 떨어지는 가역적 성질로 인해 잘라도 금세 다시 붙게 된다.

화학연구원 김선미 연구원은 "수소결합으로 인해 기계적 강도가 셀 뿐 아니라 자가치유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빨라졌다"며 "3㎜ 두께의 절단된 소재가 상온에서 1분 후에 아령 1㎏을 들 수 있을 정도의 강도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원대 연구진은 화학연구원의 기술에 더해 땀에서 얻은 데이터를 측정하는 가느다란 실 형태의 센서와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에 데이터를 전송해 정보를 보여주는 진단장치를 제작했다. 초고속 자가치유 소재는 실 형태의 땀 측정 센서를 감싸는 피복재로 쓰였다.

실 형태의 센서를 바느질한 헤어밴드를 착용하고 고정식 자전거를 타는 검증과정에서 이 센서는 50분 동안 땀의 전해질 농도를 정확하게 추적했고 운동 중 가위로 센서를 잘랐어도 20초 만에 다시 정상 작동하는게 확인됐다.

강원대 최봉길 교수는 "자가치유 땀 측정 센서는 실 형태로 바느질하듯이 꿰매는 방식"이라면서 "여러 종류의 의류제품에 적용할 수 있어 다양한 제품으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웨어러블 센서는 땀에 포함된 칼륨, 나트륨 이온, 수소 이온 등의 데이터를 통해 심근경색, 근육경련, 저나트륨혈증 등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

특이 이 기기의 자가치유에 소요되는 시간은 30초면 충분하다. 이는 세계 최고 속도를 보유한 중국 쓰촨대의 기록을 앞질렀다. 30초에 8MJ/㎥(메가줄/세제곱미터)를 회복해 2분에 6MJ/㎥를 회복하는 쓰촨대보다 4배 이상 빠른 수준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화학연구원 황성연 박사는 "웨어러블 센서의 한계인 손상으로 인한 성능저하 문제를 해결했다"며 "자가치유 초분자 중합체를 기반으로 한 땀 측정 센서 제작은 광범위한 비침습적 진단, 의료 모니터링 응용 분야의 스마트 웨어러블 기술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바이오 센서 및 바이오 일렉트로닉스(Biosensors & Bioelectronics/IF:9.518)' 2020년 2월호 온라인판에 게재(Highly self-healable and flexible cable-type pH sensors for real-time monitoring of human fluids)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미국화학회 응용 재료 및 계면(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IF:8.456)’에 게재(Extremely Fast Self-Healable Bio-Based Supramolecular Polymer for Wearable Real-Time Sweat-Monitoring Sensor)됐다.

씨스켐닷컴(2020-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