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법인인 현대케미칼이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어 양 사에 미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대케미칼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로 정유업 불황이 심각해지고 있어 현대케미칼의 회복세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61억 원으로 전년(387억 원) 대비 174.2% 증가했다. 매출은 3조6539억 원으로 2018년(4조1526억 원)보다 12.0% 줄었다.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크게 개선됐다. 영업이익률은 2018년 0.93%에서 지난해 2.90%로 1.97%포인트 상승했다. 2018년에는 1000원을 벌어 남기는 돈이 9.3원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29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앞서 현대케미칼의 영업이익은 시황이 좋았던 2017년 2670억 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뒤 다음 해인 2018년 85.5% 급감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2017년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같은 기간 정유사와 석유화학사 대부분이 실적 악화를 겪은 것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성과다.

현대케미칼은 나프타, 항공유, 경유 등의 석유제품과 혼합자일렌, 벤젠 등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혼합자일렌 공장 증설작업을 완료해 생산능력을 연간 120만 톤에서 140만 톤으로 확대했고 현재는 2조7000억 원을 들여 폴리에틸렌 75만 톤, 폴리프로필렌 4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복합석유화학공장(HPC)을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에 짓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정유업 전망은 어두운 편이지만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는 하락폭이 작은 편이기 때문에 업황은 비교적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HPC는 고부가 제품은 아니지만 다양한 폴리에틸렌 제품을 생산해 경제성이 높고 중유, NCC, LPG 등 다양한 원료를 투입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원가 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완공되면 긍정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유업계는 유가 하락으로 재고평가손실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정유사의 수익과 직결되는 정제마진도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3월 초만 해도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50달러대를 유지하는 모습이었지만 3월 9일 32.87달러로 하락했고 지난달 31일에는 23.43달러로 내려앉았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말 개선세를 보이다 3월 3주 배럴당 -1.9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씨스켐닷컴(2020-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