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LG화학·롯데케미칼 등 국내 화학업체들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코로나19발 불황 돌파에 나서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의 비중이 높은 지금과 같은 사업구조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석유화학 사업의 비중을 낮추고 신규 사업모델 개발에 한창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2일 "지난해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회사의 현실을 절실히 보여줬다"며 "그린밸런스2030을 악착같이 실행하며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혁신을 이뤄 내야만 사회적 가치 창출은 물론 지속적인 생존과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 '딥체인지' 키워드는 친환경= SK이노베이션은 이날 회사가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 가치가 1717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8년 SK이노베이션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1조1815억원이다. 지난 2018년 말부터 시작된 정유·화학 산업의 침체에 따른 경영악화가 이유로 꼽힌다.

이에 회사는 정유·화학 산업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사업 다각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전사 성장전략으로 '그린밸런스2030'를 제시했다.

그린밸런스2030은 에너지·화학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정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환경 긍정 영향을 창출하는 '그린 비즈니스'를 집중 육성해 2030년까지 환경 부정 영향을 제로(0)로, 더 나아가 플러스로 만들어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대를 비롯해 친환경 공정개선, 폐 플라스틱 재활용, 획기적인 CO2 감축 기술 개발 및 수처리 기술 등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겠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계획이다.

김준 사장은 "SK이노베이션에게 딥 체인지를 위한 그린밸런스 2030은 미래 생존 여부를 결정짓는 전쟁으로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으며,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종합화학도 친환경 제품의 비중을 현해 20%에서 2025년까지 70%로 늘리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친환경 사업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정이다. 고기능성 친환경 제품 확대, 고객 개념 확장 및 친환경 플라스틱 생태계 조성을 통한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 동시 추구, 기술 기반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역량 확보 등이 과제다. 기술개발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으로 역량을 확보하고, 2·3차 고객은 물론 학계까지 협력해나가겠다는 포부다.

SK그룹의 화학 계열사 SKC 역시 전기차 배터리용 음극 핵심소재인 동박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올해중에만 두 차례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脫화학 나서는 화학사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다른 화학사들도 사업구조를 변화하기 위한 고민에 한창이다. LG화학은 올초 회사의 비전을 14년만에 변경했다. 새로운 비전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학을 인류의 삶에 연결합니다'로, 화학을 넘어 과학을 기반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새로 세우기 위해서다. 기존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구조를 전지·첨단 소재·생명과학까지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이산화탄소 저감,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기반의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한다. 이와 더불어 고성능 배터리를 개발하고 첨단소재부문에서 양극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롯데케미칼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신규 사업 개발을 꾀한다. 지난 1분기에는 일본 반도체 소재기업 쇼와덴코에 1700억원을 투자해 지분 4.69%를 확보했다. 최근 매물로 나온 동박 제조사 두산솔루스의 인수도 검토 중이다. 또한 지난 1월부터는 신기술 확보 및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서울 강서구 마곡 중앙연구소에 이노베이션센터를 조직해 화학·소재·바이오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씨스켐닷컴(2020-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