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업계가 최근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업체 간 합작을 통한 신사업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악화에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GS에너지, 포스코에너지-OCI 등 국내 화학 업계의 합작사 설립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 롯데케미칼과 GS에너지의 합작사인 롯데GS화학은 최근 유상증자와 부지 매입 등 공장 건설과 관련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GS에너지는 지난해 7월 800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발표한 바 있으며, 올해 2월 ‘롯데GS화학’이라는 이름으로 합작사를 공식 출범했다. 양사는 오는 2023년까지 총 8000억원을 투자해 비스페놀-A(BPA) 제품 20만톤과 C4유분 제품 21만톤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BPA는 폴리카보네이트(PC)의 원료로 사용되는 중간재 화학제품이고, C4유분은 탄화수소 혼합물로 추출을 통해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BD) 및 인조대리석 원료인 TBA를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합작을 통해 자사가 생산하는 화학제품들의 중간재를 공급받아 가격 경쟁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GS에너지는 자회사인 GS칼텍스를 통해 해당 제품들의 생산원료인 프로필렌, 벤젠 등을 공급해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다.

롯데GS화학은 현재 공장 설립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는 롯데케미칼로부터 공장 설계와 건설, 운영 등을 포함한 C4제품 관련 기술 사용권을 이전받았다. 이달 22일에는 공시를 통해 롯데케미칼로부터 여수산단 내 부동산을 매입했으며,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포스코케미칼과 OCI의 합작사 P&O케미칼은 이달 공식 출범했다. 지난 2월 합작사 설립 계약 체결 이후 5개월 만이다. 합작사는 약 1500억원을 투자해 연 5만톤 규모 고순도 과산화수소 생산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철강 부산물인 COG에서 추출하는 수소를 활용하는 고순도 과산화수소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 필수적인 소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반도체 라인 증설로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최근 주력사업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제품의 가격 부진으로 국내 사업의 중심축을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으로 이동하고 있는 OCI로서는 이번 합작사를 통해 고부가가치 사업인 반도체용 소재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케미칼 역시 철강공정 부산물에 대한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화학부문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전망이다.

씨스켐닷컴(2020-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