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해 진행하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에 선을 그었다. 그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유상증자 배경으로 인수대금 마련보다는 본업의 이익 창출력이 약화되고, 계열사 자금지원 등으로 재정부담이 높아진 점을 꼽았다.

롯데케미칼은 21일 진행된 주주배정 유상증자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롯데건설의 리스크가 상당한 수준으로 해소됐다고 판단해 추가자금 지원이나 금액 상환 관련 우려할만한 일은 없을 것"이라며 "대여금의 만기는 오는 1월 18일로 현재로서는 만기 연장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롯데건설은 자구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 내년까지 상당한 리스크가 해소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8일 롯데케미칼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절반가량을 운영자금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공시한 바 있다.

유상증자를 통한 조달 금액은 총 1조1천억원 규모로,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의 지분 취득과 운영자금에 각각 6천억원과 5천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해 필요한 2조7천억원 규모의 자금 중 1조7천억원은 외부 차입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힘입어 이번 유상증자 역시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연섭 전무는 "롯데지주를 포함해 그룹의 특수관계자 지분이 지난 3분기 기준 54.94%"라면서 "확답은 어려우나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성장과 가치 제고에 대한 그룹 차원의 컨센서스가 형성 중인 점을 고려해 유상증자 역시 성공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자금조달의 목적이 신규사업 확대와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보다는 본업의 현금 창출력 약화와 계열사 지원으로 재정부담이 높아져 불가피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면서, 롯데케미칼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아울러 실적 전망과 관련해서 올해 4분기에는 지난 분기 실적 부진의 배경인 원료가 래깅 효과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롯데정밀화학의 기여분이 더해져 연결 기준 4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봤다.

강종원 롯데케미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변동성은 있으나 원료 투입가격이 시장가와 크게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래깅 효과의 부담은 많이 완화된 상황"이라며 "이에 더해 정밀화학의 기여분과 월별 실적을 참고할 때 연결 기준 4분기 실적은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고부가 제품과 친환경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마무리해, 50조원의 매출과 5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회사는 일진머티리얼즈의 지분 인수대금을 포함해 내년 총 4조원의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전지박 사업의 경우 2027년까지 총 22만5천톤 규모로 생산능력을 확대해, 오는 2030년부터 4조원 이상의 매출을 낼 계획이다. 증설을 위한 투자금은 현재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현금과 일진머티리얼즈의 영업현금흐름으로 충당이 가능하다고 봤다. 전해액 유기용매 사업의 목표 매출액은 3500억원으로 제시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위해 오는 2024년까지 대산 지역에 11만톤의 생산시설을 준공하고, 지난 6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사솔(SASOL)'사와 유기용매 공장을 건설하는 방향도 추가로 검토한다. 양극박 사업은 미국·유럽 지역의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오는 2030년까지 3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씨스켐닷컴(2022-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