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는 올 3분기 국제 유가 상승세로 인한 정제마진 강세로 호실적을 달성한 반면, 석유화학 업계는 시황 침체에 원가 부담까지 이어지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고유가와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정유업계가 올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앞서 올 3분기에는 정제마진이 15달러를 돌파하는 등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등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제외한 값을 말한다. 정유 업체들의 주요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업계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싱가폴 정제마진은 2분기 0.9달러까지 떨어졌었다. 3분기에는 7.5달러로 치솟으며 반등에 성공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이 오히려 정제마진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상반기 내내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정유 업계가 3분기에는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에쓰오일은 고유가 등에 힘입어 3분기 매출 8조9996억원, 영업이익 858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로 67.9% 증가했다. 특히 직전 분기(364억원) 대비 20배 이상 큰 폭 성장했다.

정유 부문이 매출 7조1987억원, 영업이익 6662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석유화학 부문과 윤활 부문은 각각 454억원, 147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회사 측은 올 4분기에도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와 정유 제품의 낮은 재고 수준으로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36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04%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감산 등의 영향으로 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상승하며 석유 사업의 영업이익은 1조1125억원으로 집계됐다.

HD현대오일뱅크도 매출 5조8235억원, 영업이익 3191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개선됐다. 원유정제설비 정기보수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지만, 복합 정제마진이 개선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83.9% 큰 폭 늘었다.

반면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원유에서 추출하는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도 함께 오르게 되며 원가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석유화학 관련 제품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까지 겹치며 석유화학 업계의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LG화학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86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지만, 석유화학 부문은 영업이익 36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태양광 패널 필름용 소재(POE), 탄소나노튜브(CNT)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이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갔다. 올 4분기에도 고유가 지속 등 불확실성이 예상되는 상황 가운데 LG화학은 고부가가치 사업 강화 및 원가절감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노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5.3% 감소한 842억원에 그쳤고, 한화솔루션의 케미칼 부문도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3% 감소한 55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 수요 및 겨울철 난방 증가 등으로 정제마진이 견조한 수준을유지하며 석유 사업의 호실적은 올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유가 및 석유 제품 사업의 경우 국제정세 등 변수로 인한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변수로 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씨스켐닷컴(2023-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