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이나 반도체 등 산업 현장에서 세척제로 주로 쓰이는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양잿물) 가격이 연초 이후 강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들어서만 60% 이상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한화케미칼 LG화학 롯데정밀화학 등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도 판매가 상승에 따른 수익 개선 기대감에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특히 가성소다는 소금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하는 만큼 최근 유가 상승 분위기에 따른 원가 부담에서도 한 발 비켜서 있어 국내 석유화학사들의 든든한 캐시카우로 자리 잡고 있다. 15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가성소다 국제가격은 지난 13일 기준으로 t당 663달러를 기록해 연초 대비 60% 이상 올랐다.

지난해 연평균 가격인 318달러에 비해 2배 넘게 치솟았다. 연일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던 국제 가성소다 가격은 지난달 23일 710달러를 찍은 후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가성소다는 섬유 염색, 알루미늄 제작 등에 두루 쓰이는 화학제품으로 산업 전반에 쓰이다 보니 신흥국에서 수요가 많은데 올해 경기가 개선되며 판매량이 급증했고 가격도 오르고 있다.

가성소다는 폴리염화비닐(PVC) 등의 생산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온다. 그만큼 PVC 생산량이 늘면 가성소다 공급량 역시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석탄을 활용한 PVC 제조에 제동을 걸었다. 그 결과 가성소다 공급이 대폭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차량 경량화 등에 따른 알루미늄 수요가 늘면서 알루미늄을 제련하기 위한 가성소다 소비가 증가했고, 최근 반도체 산업 호황이 계속되면서 세척제로 쓰이는 수요까지 덩달아 늘어 수요와 공급 측면 모두에서 가성소다의 가격 상승 요인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성소다 가격 상승세가 수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주요 가성소다 업체의 증설 계획이 없는 데다 세계 1위 가성소다 업체인 미국 올린이 지난해 노후화된 40만t 설비를 폐쇄하는 등 오히려 공급 감소 요인이 많다"며 "내년에도 550달러를 전후한 가격 강세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가성소다 가격 상승은 한화케미칼 LG화학 롯데정밀화학 OCI 등 국내 제조사의 실적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주요 업체들의 가성소다 생산량은 한화케미칼 83만t, LG화학 56만t, 롯데정밀화학 35만t, OCI 12만t 등의 순이다.

이미 주요 가성소다 제조사들은 올 3분기 가성소다 제품가 상승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이 중 롯데정밀화학은 올 3분기 매출액 3093억원, 영업이익 29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194%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전체 매출의 17%를 차지한 가성소다가 실적 개선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다.

씨스켐닷컴(2017-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