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작년(사업연도 기준)을 마지막으로 '3년간 주당 1만원 배당' 약속을 무사히 이행 완료했다. 이 기간 평균 배당성향이 74.3%에 달하는 등 코스피 상장사 평균(35.4%·2021년 기준)을 두 배 이상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올해부턴 어떻게 배당정책을 펼칠지 주목된다. 최근 우호적이지 않은 석유화학 업황이 지속되는 등 후한 배당을 하기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LG화학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작년 결산배당금으로 주당 1만원(보통주 기준·우선주 1만50원)을 지급하기로 의결했다.

배당금 총액은 7천831억원으로 배당성향은 42.4%다.

이번 결정으로 LG화학은 2020년부터 3년간 시행하겠다고 공표한 '주당 1만원 배당' 약속을 성공적으로 지켰다.

지난해 LG화학의 배당정책은 두 가지였다. ▲연결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30% 이상 지향 ▲2020~2022년 주당(보통주) 최소 1만원 이상 현금배당 등이다.

통상 기업들은 '배당성향' 기준을 설정하거나 '고정금액'을 정하는 형태로 배당정책을 짠다. 전자는 실적에 연동해 주주들과 수익을 나누고 후자는 최소금액을 보장하는 차원이다.

LG화학의 경우 두 가지를 모두 적용했다. 교집합 개념이다. 실적 등락에 맞춰 당기순익의 30% 이상을 환원하되 최소 1만원은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이 파격적인 '당근'을 제시한 건 3년 전 전지사업부문(현 LG에너지솔루션)을 성공적으로 분사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당시 주주들이 배터리 사업의 미래 성장성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했다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물적분할 후 LG화학은 '앙꼬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다며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직접 보유할 수 있는 인적분할을 요구했다.

이에 LG화학은 분할안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2주 앞두고 이 같은 배당정책을 제시했다. 주주 설득을 위해서다.

특히 당기순이익 기준을 '연결' 재무제표로 삼아 LG에너지솔루션 실적까지 합산해 산출된 금액으로 하고 있다. LG화학 주주들이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직접 보유하진 못하지만, 배당만큼은 영향을 받도록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최근 3년간 눈에 띄게 주주 친화적인 배당이 실시됐다. 최근 10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주당 배당금은 2천~6천원 사이였다. 배당성향은 주로 20~30% 선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후 3년간은 평균 배당금이 1만700원을 찍고 배당성향은 74.3%로 치솟았다.

심지어 이는 2021년 당기순이익(3조7천억원)에서 편광판사업 등 일회성 비경상이익을 제외하며 배당성향이 28.8%로 낮아져 평균치를 낮춘 결과다. 배당성향 30% 이상을 '지향'하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건 아니다.

첫해였던 2020년엔 당기순익의 1.5배를 배당에 썼다. 주주 친화정책 이행을 위해 다소 무리를 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LG화학은 올해도 기간을 특정하지 않은 '배당성향 30% 이상 지향'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석유화학 산업의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향후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LG그룹 내에서도 LG화학 배당정책은 상당히 후한 편이다. 대부분의 계열사가 배당성향 기준을 설정해두고 있는데 LG전자는 20%, LG이노텍은 10%, LG생활건강은 25%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작년부터 4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있지만, 당기순익이 '별도' 기준이다. 종속사 실적과 무관하게 자체 사업을 바탕으로 배당한다는 의미다.

LG화학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분사 이후 3년간 시행하기로 했던 '1만원 이상 배당' 약속은 이번으로 끝났다"며 "배당성향 30% 이상 지향 정책을 유지하되 사업 변동성 등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씨스켐닷컴(2023-02-07)